|
7월 1일 춘천의 습재연구소에서는 1895년 춘천의병장이셨던 습재 이소응 선생의 옛 행적에 대한 답사의 3번째로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 일대를 찾아가 답사를 하기로 하고 영월 땅을 찾았었습니다.
미리 수주면사무소를 통해 두산1리와 두산2리의 이장님을 비롯하여 마을의 옛일을 아실 만한 어르신네를 수소문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110여 년 전의 두산리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무진 애를 썼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지도와 근래에 나온 군자료 및 지명유래 등을 동원하고 습재선생의 문집에 실린 두산리에 관련된 글들을 모아 답사자료를 챙겨가지고 가서 이장님과 어르신네를 만나뵙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두산리 일대의 산골을 찾아다니며 두만동, 회봉산, 황정골, 당골, 상터/중터/하터 등지의 마을의 모습들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두산리로 이주하시기 전에 6년이나 가족분들이 사셨던 '석릉(石陵)'이란 지명이 어딘지는 추측만 할 뿐, 확인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마을회관에 이장님과 어르신네들을 모시고 자료를 보면서 마을의 옛 역사와 선생의 행적을 추적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였으나, 농사일과 바쁘신 통에 잠시 윤종호 할아버님 댁을 찾아가 대략적인 말씀을 듣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하였습니다. 60년을 사셨다는 노인분들이었지만 그 이전 식민지 시대는 물론이고 조선/대한제국 시기의 일들은 까마득한 옛일일 뿐이었습니다. 마을 분들은 다만 태종과 원천석의 고사만 대표적인 옛 이야기로 알고 계셨습니다. 마을이 근대/현대사의 역사를 거치면서 담고 있었던 이야기는 6.25동란 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습재 이소응 선생은 1901~1903년 사이에 두만동에 사시며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한일합방으로 국내를 떠나 만주땅으로 망명하기 전까지도 많은 글을 남기셨습니다. 당시에는 사시던 집에 '우우낙락정'이라는 정자도 지으시고 '외신대'를 쌓아 강습례도 하셨으나, 지금은 과연 사시던 곳이 어디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습재집>에는 10여 분들의 제자 성함이 나와 있으나 그 후손분들은 지금 대부분 도회지로 떠나가고 행적을 확인할 길도 없었습니다. 그 분들은 습재선생을 잊지 못하여 제천으로 선생이 이주하신 뒤에도 찾아가 뵈며 인사를 드릴 할 정도로 도타운 정을 나누셨지만,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의 두산리에서는 이런 역사문화의 사실들에 대하여 따뜻한 관심이나 눈길은커녕 남의 일로만 여겨지는 듯하였습니다.
영월문화원이나 영월의 향토사 및 지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하여 참고로 이번 답사 때 만들었던 자료를 별첨파일로 올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도움말을 주셨던 두산1리/2리 이장님들과 윤종호 할아버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내 고장, 우리 마을의 역사문화는 나 자신이 나서서 먼저 챙겨야 올바로 인식되고 알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답사후기로 이 글을 올립니다.
* 혹시 도움말을 주실 분은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010-2989-1732 정재경> |
